궁중 잔치때 사용한 ‘건고’ 삼태극 문양에 높이 4m

오늘은 우리나라의 두드리는 타악기 중에서 ‘북’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악기들을 살펴보면 두드려 소리를 내는 다양한 북이 존재하는데요. 종류와 생김새가 매우 다양하답니다. 고대 사람들은 동물의 가죽을 두드려 울림과 리듬을 만들어내고 흥을 돋우는 북이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거나 축제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북이 사용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통 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북은 우리 악기 중 가장 많은 종류가 전해지는 악기입니다. 쓰이지 않는 북의 종류까지 합하면 수십 가지가 된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풍물놀이에 사용하는 북과 판소리 장단을 맞추는 소리북이 있어요. 이 두 가지는 민간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사용됐답니다. 이 밖에도 궁중에서 열리는 잔치나 제사에 사용하는 북, 군대가 행진할 때 치는 북, 절에서 사용하는 북, 춤을 출 때 사용하는 북, 굿판에서 사용하는 북 등이 있습니다.

악가무의 전통은 특히 궁중에서 많이 이루어졌어요. 궁중에서 췄던 춤을 ‘정재(呈才)’라고 하는데요. 궁중에서는 잔치가 있을 때 오방색의 색색깔 옷에 머리에는 족두리나 어여머리를 하고 춤을 췄습니다. 무용수들은 춤을 추다 노래를 하기도 했어요. 대규모 합주로 연주하는 장중한 궁중음악에 맞춰 노래하며 추는 춤을 ‘궁중정재’라고 해요.

궁중에서 사용된 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건고, 뇌고, 영고, 노고. / 국립국악원 제공

역대 임금님들을 모시는 제사인 종묘제례에서도 종묘제례악에 맞춰 ‘일무(佾舞)’라는 춤을 춥니다. 여러 줄로 벌여 서서 추는 춤으로 고려 예종 때 중국에서 들어온 이래 현재까지도 전해지고 있어요. 일무를 추는 무용수는 어떤 옷을 입었을까요? 춤을 출 때는 누구를 위한 춤이냐에 따라 입는 복식이 달라졌는데요. 종묘제례는 역대 왕을 위한 춤이기 때문에 춤을 추는 무용수들은 궁궐의 신하들이 입는 옷을 입었습니다. 음악을 담당했던 장악원 음악인들처럼 머리에는 관모를 쓰고 빨간 홍주의를 입고 춤을 췄답니다.

궁중에서 사용된 북은 특히 종류가 많고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궁중의 잔치인 ‘연향’에 등장한 북은 화려한 외관부터 민간의 북과 차이가 큽니다. 받침대엔 호랑이 모양이, 북 틀에는 왕실을 상징하는 용이나 봉황, 백로, 해와 달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또 북의 가죽 한가운데는 천지인(天地人)을 상징하는 세 가지 색상의 삼태극 문양이 새겨져 있어요. 대표적으로 ‘건고’가 있는데요. 높이가 4m가 넘는, 북 중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북입니다. 건고 좌우에는 ‘삭고’와 ‘응고’라는 좀 더 작은 북이 배치돼 함께 연주됩니다.

궁중의 제사에 사용된 북의 경우엔, 북통의 색깔로 제사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 지내는 제사에 썼던 ‘뇌고’와 ‘뇌도’는 하늘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땅의 신인 사직(社稷)에 제사를 지낼 때 썼던 ‘영고’와 ‘영도’는 땅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각각 칠했습니다.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노고’ ‘노도’는 붉은색을 칠했습니다.


공동기획| 소년조선일보 · 소리숲
기사출처 :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30/20141030028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