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앞에서 연주할 땐 양반 옷 입어

TV나 연주회장에서 국악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 오늘은 국악 연주자가 입는 의상에 대한 이야기해볼 거예요. 연주자들의 옷만 봐도 어떤 장르이지 알 수 있거든요.

조선시대에는 왕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비가 음악에 조예가 깊었답니다. 양반들은 음악감상을 즐기고 취미삼아 악기를 연주했어요.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답니다. 조선시대 음악기관인 ‘장악원(掌樂院)’에 소속된 연주자들은 궁중의 의식 음악과 연회를 위한 음악을 담당했습니다. 이밖에 지방 관아에 소속된 악공들도 있었어요.


판소리 연주자들의 의상

궁궐에서 연주되던 종묘제례악 의상

사물놀이 공연 의상

전문 연주자들의 신분은 양반이 아닌 중인 혹은 평민이었어요. 하지만 양반 관객들 앞에서 연주할 때는 그들과 똑같이 옷을 입었어요. 도포를 입고 갓을 썼답니다. 관객의 신분에 맞게 연주 복장을 입은 것이지요.

판소리 명창이 도포에 갓을 착용하고 창을 하는걸 본 적 있죠? 궁궐 밖 양반들이 좋아했던 풍류 음악과 판소리·산조 같은 민속악을 연주할 때 오늘날 국악 연주자들은 옛날 양반들의 옷을 입고 연주를 해요.

반면, 종묘제례악 등 궁궐 안의 음악을 담당했던 장악원 음악인들은 궁궐의 신하들이 입은 옷처럼 머리에는 관모를 쓰고 빨간 홍주의를 입고 연주했어요. 듣는 관객이 왕을 비롯한 신하들이었기에 이들의 신분에 맞게 옷을 입은 것이지요.

이번에는 민간에서 일반 백성이 향유하던 음악을 살펴볼까요? 옛날 백성은 마을에서 함께 일을 하거나 잔치를 할 때 어김없이 ‘판놀음’을 즐겼답니다. 판놀음은 농악대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판을 벌여 노는 것인데요. 농악대는 주로 흰색 바지, 저고리인 민복을 입었습니다. 여기에 삼색 띠를 매거나 고깔모자를 썼지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 모두 일반 백성이었기 때문에 신분에 맞춰 갖춰 입을 필요가 없었답니다.

이 같은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국악공연에서 궁중음악을 연주할 때는 빨간 홍주의를, 풍류 음악이나 민속악을 연주할 때는 도포와 갓을 쓴 양반 복식을, 농악을 비롯한 사물놀이는 흰색 바지저고리를 기본으로 한 민복을 입어요. 이제 국악공연에서 의상만 봐도 어떤 장르인지 짐작할 수 있겠죠?

공동기획| 소년조선일보 · 소리숲

기사출처 :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09/201410090213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