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국악기들의 모습이 과연 수백 년 전에도 지금과 같았을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까요? 그동안 옛 악기 모습은 고구려 벽화나 선조가 남긴 그림 속에서나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혹은 무덤이나 땅속에서 발견된 유물에 조각된 악기 형상에서 추측해볼 수 있었지요.

그런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미국으로 간 조선 악기’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120년 전 실제로 연주됐던 국악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였지요. 전시 소식을 듣고 무척 궁금했습니다. 어떤 이유로 이런 전시를 하는 걸까? 그 모습은 지금과 얼마나 다를까?

조선 말 고종이 통치하던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만국박람회에 우리나라도 참가하게 됩니다. 대조선이라는 나라 이름과 태극기를 앞세워 악기를 출품했고, 연주할 악사 10명이 미국까지 건너가지요. 이들은 세계에 우리 음악과 문화를 알립니다. 그리고 박람회가 끝난 뒤 가져갔던 악기는 미국에 기증을 하고 악사들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나라의 예술을 전 세계에 알린 첫 공식 무대였지요.

120년 만에 돌아온 악기의 모습은 너무나 놀랍게도 지금의 악기 모습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너무 오래돼 조금 낡아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우리의 것을 온전히 지금까지 보전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 속에 담긴 우리의 문화가 지금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이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지금은 미국까지 1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당시엔 40일 이상 걸렸습니다. 우리 음악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머나먼 타국까지 고생하며 갔던 조선인들의 모습이 상상이 가나요? 그 악사들의 열정과 자긍심이 힘겨운 역사의 고비 속에서 우리 음악을 한결같이 지키고 전승할 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 · 소리숲
기사출처 :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04/2014120402691.html